[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 '사업 동맹'을 맺어, 앞으로 공동으로 차량을 개발한다. 배터리 소재와 철강 등 원자재도 함께 구매한다. 전기차와 수소 에너지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서도 맞손을 잡는다.
현대차는 특히 GM에 이어 일본 토요타그룹과도 비슷한 사업 동맹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얼라이언스(동맹)'을 구축하는 거대 연합체 탄생도 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섭게 성장 중인 중국 자동차 업계를 견제할 '한미일 자동차 동맹'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GM, 공급망 공동 관리 추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과 만나 포괄적 협력 협약을 맺었다. 내연기관 차량은 물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함께 개발하고, 수소 사업도 함께 펼치자는 내용이다.
양사 협력에는 배터리 원자재 및 철강 통합 소싱(조달) 등 공급망 공동 관리 방안까지 포함됐다. 연간 판매량을 더하면 1200만대가 넘는 두 회사가 힘을 합하면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차량 생산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 제품군 확대와 판매망 확충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통상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 플랫폼 개발에는 수천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완성차 업체 간 플랫폼을 공유하면 그만큼 개발비를 아낄 수 있다.
바라 회장은 "양사 협력으로 체계화된 자본 배분과 효율적인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GM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향후 추가 협의를 통해 정해진다. 초기 성과에 따라 협력 범위는 더 확장될 수 있다.
◆토요타까지 참여하는 한미일 삼각동맹 가능성도
각각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가 맞손을 잡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는 일대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현대차-GM 얼라이언스에 토요타가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의선 회장은 다음 달 서울에서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과 만나 수소와 친환경 차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토요타는 여러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수소 생태계 확장 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3월에도 직접 일본으로 날아가 도요타 회장과 회동하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4일에는 서울에서 현대차그룹 후원으로 열린 '제2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현대차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과 토요타의 테츠오 오가와 TMNA 대표이사가 만나 수소와 자율주행 등의 양사 방침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GM-토요타는 각각 한국과 미국,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체"라며 "만약 이들이 손을 잡는다면 세계 자동차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체가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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