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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자율주행택시 타보니···사람·차량 인식 "감속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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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시범운행지구' 평일 심야 운행
완전 자율주행 근접…카카오T로 호출
어린이보호구역에선 수동주행 모드
시민들 "귀가 편하나…대기는 길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야 자율주행택시 운행 첫날인 26일 오전 12시10분, 뉴시스 취재진은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근처의 한 아파트 앞에서 자율주행택시를 시승했다. 사진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국내 첫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시범운행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 2024.09.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차로 변경을 위해 감속 중입니다. 안전에 유의해 주세요."

2차선을 달리던 자율주행택시에서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차에 달린 센서를 통해 근처에 차량과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자율주행택시는 깜빡이등을 켠 뒤 운전대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곧이어 3차선으로 차로를 변경했다. 자율주행택시는 사람과 차량을 인식할 때도 감속운행했다.

심야 자율주행택시 운행 첫날인 26일 오전 12시10분, 뉴시스 취재진은 서울 강남구 서울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근처의 한 아파트 앞에서 자율주행택시를 시승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평일 심야시간대인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강남구 일대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한다. 강남구 역삼, 대치, 도곡, 삼성동과 서초구 서초동 등 일부 지역이 대상이다.

자율주행택시 호출 방법은 일반 택시와 비슷했다.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T'에서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으로 목적지를 입력한 뒤 호출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택시 종류와 금액이다. 목적지를 설정하고 일반호출, 블루파트너스 등이 아닌 '서울 자율차'를 선택해야 한다.

예상 금액은 0원이었다. 서울시가 내년 유상 운송 전환까지 무료로 자율주행택시 3대를 운행하기 때문이다.

앱을 통해 호출하자 곧이어 흰색 자동차가 도착했다. 취재진이 탑승해 안전띠를 매자 자율주행택시는 운전대를 스스로 움직이며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택시는 노선이 정해져 있지 않고 이용객의 요청 맞춰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실시간 최단 경로를 찾아 운행한다.

자율주행택시는 부착된 30여 개 센서를 통해 신호, 사람, 차량 등을 인식하며 주행했다. 노란색 신호에서는 서행하다, 빨간색 신호에서 멈췄고, 우회전해야 할 때는 자동으로 깜빡이등을 켜고 운전대를 돌렸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전날 밤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인근에 정차된 강남 심야 자율주행택시 모니터에 차량과 보행자의 모습이 표시돼 있는 모습. 자율주행택시는 4개의 근접 라이다센서, 4개의 원거리 라이다센서, 10개의 카메라를 통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서울시는 26일부터 강남구 일대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한다. 내년 유상 운송 전환까지 무료로 운행되며 일반 택시처럼 앱 호출로 이용할 수 있다. (공동취재) 2024.09.26. photo@newsis.com

주변에 있는 차량과 사람도 감지했다. 반대편 차로에서 달려오는 버스, 바로 옆 차로에 있는 오토바이 등 차종을 구분했다. 차도뿐만 아니라 인도 위에 세워진 차량까지 인식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 오토바이 위의 사람도 인식했다. 안전을 위해 길가에 설치된 사람 모형의 사물을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이렇게 인식된 차량, 사람 등은 택시 안 모니터에 빨간색과 회색으로 구분 표시됐다. 자율주행택시를 위협할, 또는 자율주행택시가 위협이 될 정도로 가까이 있는 등의 요소는 빨간색으로 나타났다. 그 외는 회색이었다.

옆 차로에서 다른 차량이 끼어들자 자율주행택시는 급하게 속도를 줄여 앞차와 간격을 확보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시험운전자는 "안전과 직결되다 보니 이 차가 보수적으로 설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택시는 완전 자율주행에 근접했지만 운전석에 시험운전자가 탑승해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골목 등에서나 경로를 변경해야 할 때는 운전자가 개입해 수동주행하기도 한다.

"전방은 자율주행 금지 구역입니다. 수동주행으로 전환해 주세요."

신호 교차로 건너편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기 전 안내가 나왔다. 모니터에는 어린이보호구역 도로 전체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시험운전자가 무릎에 뒀던 손을 운전대에 올려 직접 운전하기 시작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이 끝나자 시험운전자가 다시 자율주행 시작 단추를 눌렀고, 운전대의 주인은 다시 자율주행택시가 됐다.

승차감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자율주행택시가 속도를 급하게 줄여 취재진 몸이 앞으로 쏠리거나, 작은 위험 요소도 감지해 머뭇거리고 서행하는 모습이 있었다. 시험운전자는 "사람으로 보면 초보가 운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전날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국내 첫 심야 자율주행택시가 시범운행되고 있는 모습. 안전상의 이유로 자율주행오퍼레이터가 동승했다. 서울시는 26일부터 강남구 일대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한다. 내년 유상 운송 전환까지 무료로 운행되며 일반 택시처럼 앱 호출로 이용할 수 있다. 2024.09.26. bluesoda@newsis.com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구에서 심야 자율주행택시를 운행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반색이었다. 긴 대기 시간이나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강남구에서 종종 회식한다는 직장인 백미현(27)씨는 "회식 때 보통 택시를 타는 편이라 자율주행택시가 있으면 유용하고 좋을 것 같다"면서도 "배치된 차가 별로 없거나 오래 기다려야 하면 일반 택시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저녁 약속을 강남구에서 잡기도 한다는 직장인 지수현(27)씨는 "택시 수급 면에서는 편할 것 같다"면서도 "여성 승객으로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은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강남구에 사는 이동현(29)씨는 "심야시간대 강남은 호출을 포함해서 택시 잡는 게 너무 힘든데 자율주행택시가 우선 배차된다면 귀가가 편해질 것 같다"고 했다. 늦은 밤 강남대로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서 사고 걱정은 크지는 않지만 이용 승객 대부분이 음주 상태인 점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최종선 서울시 자율주행팀장은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시범 지구에서 두 달 전부터 주행 연습하고 외부 전문가 평가단도 거쳤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행할 것으로 본다"며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고 교통이 복잡한 강남 같은 지역에서 자율주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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