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배터리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차세대 음극재가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음극은 양극에서 이동해 온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공간이다. 이 음극에서 리튬이온이 삽입되면 충전이 이뤄지고, 리튬이온이 다시 양극으로 돌아가면 에너지가 방출돼 방전되는 구조다.
이처럼 음극이 배터리 충·방전에 직접 관여하는 탓에 음극을 구성하는 소재인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을 사실상 결정한다.
음극재 중 가장 오래 쓰인 것은 '흑연 음극재'다.
흑연은 탄소 원자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탄소 원자가 육각형의 모양으로 반복되는 여러 판이 쌓인 층상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규칙적인 층상 구조 덕분에 리튬이온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음극재로 쓰이는 흑연은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뉜다.
천연흑연은 리튬이온 저장용량이 크고 생산 비용이 저렴하지만 충·방전 시 내부 구조가 팽창해 부피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을 가졌다.
반면 인조흑연은 2500도 이상의 고온 열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내부 구조가 안정돼 배터리 수명이 길고, 구조적으로 리튬이온 이동통로가 많아 급속 충전에 유리하다.
한편 최근에는 배터리 성능과 용량이 증가하면서 고속 충전이 가능한 음극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음극재 소재로 '실리콘'이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을 음극재에 사용할 경우 에너지 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흑연이 탄소 6개당 리튬이온 1개를 저장하는 반면, 실리콘은 원자 1개당 리튬이온 4.4개를 저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실리콘 음극재가 흑연 음극재보다 g(그램)당 용량이 4배 이상 높아 더 많은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 밀도가 향상되면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배터리 급속충전 설계도 용이해진다. 또 실리콘은 풍부한 자원량으로 인해 더 경제적이고,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음극재로 활용하기 좋은 장점을 갖췄다.
실리콘 음극재와 더불어 차세대 음극재로 '리튬메탈'도 급부상하고 있다.
리튬메탈은 단위 질량당 높은 용량을 보유하고 있어 동일한 무게로 더 많은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흑연의 이론 용량(전극소재 내 저장될 수 있는 물리적 한계치의 최대 리튬이온 함량)이 372mAh/g인 것에 비해 리튬메탈의 이론 용량은 3860mAh/g으로 10배 이상 차이 난다. 이런 특징 때문에 리튬메탈 음극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또 리튬메탈을 음극재에 활용하면 음극의 두께를 얇게 제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위 질량당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어 같은 용량에 더 얇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이로 인해 공간 활용도가 높아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고, 제품 사용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전력 소비량이 큰 시스템에 적합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